톺아보는 11월 IT·게임업계 이슈 -1- 업계

1.
CJ인터넷-네오위즈게임즈 CI 분쟁

지금은 수면 밑으로 잠복했지만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은 CJ인터넷과 KBOP(한국프로야구협회의 마케팅사)의 CI 독점 논란이었다. 사실 논란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아무도 맡지 않던 올해 프로야구 스폰서를 CJ인터넷이 맡았을 뿐이고, 그 대가로 2010년부터 프로야구 선수들 이름과 구단의 엠블렘, 로고 등을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에서만 쓸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 계약 내용의 다다.

문제는 네오위즈게임즈, KTH 등이 개발한 야구게임 타이틀들이었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중인 슬러거는 최근 ‘원조’였던 마구마구보다 더 잘 나가던 상태였다. 매달 15~20억 정도의 순익을 벌어들이던 알짜였다고 들었다. 하지만 CJ의 계약으로 인해 야구게임을 서비스중인 각 업체들은 계약기간이 끝날 경우 더 이상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이나 구단명, 엠블렘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재미의 상당 부분을 캐릭터 마스코트와 실제 선수의 유사점에 의지하던 국내 야구게임들에 이건 치명적이다. ‘동종업계 죽이기’에 나선 것이냐며 발끈할 만도 하다.

단 네오위즈게임즈가 KBOP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거절’을 이유로 제소한 것은 좀 오버였다고 생각한다. CJ의 계약이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당한 계약이었기 때문에. 사실 네오위즈가 CJ가 아닌 KBOP를 제소한 것도 조금은 자신이 없어서~라는 얘기가 떠돌기도 하는 걸 보니 사실이긴 한가 보다. 특히 사건이 처음 보도됐을 때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 양사의 반응은 정말 격렬했다. 이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들마다 한 명씩 따라붙어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러 찾아다녔다는 소문도 사실이었다. 16페이지의 CJ-KBOP 관련 계약 문건이 퍼진 것도 이때부터였다.

2.
아이폰 떡밥살포 드디어 종료

IT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1월 한 달 동안 떡밥만 정말 쉴새없이 풀렸고 붕어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이를 배터지게 받아먹었다. 특히 기자라는 타이틀을 단 모 블로그 주인은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 대리점과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해 아이폰이 21일 발매되며 이를 구매한 인증샷을 올렸다. 그러나 결국 떡밥으로 드러나면서 비웃음을 샀다. 28일 출시설은 한 경제지가 A# 등 복수의 애플 공식 총판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나왔다. 이날 뒤에서는 KT와 애플 본사의 격한 연락이 연이어 오갔고, 당황한 해당 사이트는 Q&A와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지운 후 예약판매를 받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눈 가리고 아웅’식의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조금 웃겼던 것은 파워블로그랍시고 떠드는 이들의 행태였다. 옴니아 2를 리뷰용으로 제공받은 상당수 이들은 옴니아 2에 대한 찬양을 하기에 침이 마를 지경이었다. 최근 떠도는 기즈모도의 옴니아 2의 리뷰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삼성의 소프트웨어와 인터페이스는 사상 최악이었다. 그나마 털끝만큼의 양심이라도 있던 이들은 하드웨어에 대한 장점 위주로 리뷰를 작성했지만 이것마저도 지키지 않는 이들은 정말…보기에도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결국 아이폰은 출시됐고 생각대로 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구매했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6만명이라는 인원이 아이폰 3GS라는 단말기를 갖게 됐다. 삼성과 SKT가 상당히 고분고분해졌고, 옴니아 2 가격이 낮춰지는 등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어찌보면 그것이 아이폰의 힘이라는 이들도 있지만 아직 멀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안방 경쟁이 시작된 셈이니까. 용병이라고 깔보다간 먹혀버릴 것이다. 생각보다 소비자들은 똑똑하니까.

덧글

  • 2009/12/04 22: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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