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군의 WOW 이야기 : 전사 -1- [불타는 성전] 게임

0.
와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며 : 불타는 성전 당시의 기록을 보존하고, 리치킹의 분노를 맞은 달빛이야기의 구구절절한 인생역정을 그려보고자 함입니다.

1.
"안녕, 난 달빛이야기 더 타운드럼이라고 해.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싫어."
"…."

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와우라고도 불리는 이 게임이 2004년 11월 북미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으니, 출시된지도 어느새 2년하고도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 패치가 되면서부터 키우기 시작한 알렉스트라자 서버의 타우렌 전사 달빛이야기도 얼마 전 만렙이 됐다. 일단 넋두리부터 해야겠다.

내가 하고는 있다만 와우에서의 전사란 꽤나 팔자 사나운 직업임에 틀림없다. 이미 한물 갔지만 와우 출시 전만 해도 인기를 끌던 리니지에서 보듯, '전통적인' MMORPG 게임에서의 근접형 전투캐릭터의 모습은 하나같았다. 두꺼운 갑옷의 방어력과 거대한 피통, 강력한 근접공격으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캐릭터. 하지만 이제 온라인 RPG 게임의 기준이 와우로 바뀌어버린 지금은 영 틀리다. 전사의 이미지는 혼자 날뛰며 적을 쓸어버리는 것이 아닌, '맞아야 사는' 직업이 됐다. 탱커다. 즉 몸빵의 역할로 변화했다. 바꿔 말하면 와우라는 게임에서 전사의 존재가치는 탱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더구나 전사는 어지간히도 피곤하고 귀찮은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만렙이라는 70레벨이 되어 던전을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면 파티장은 주로 전사가 맡게 된다. 길을 외우고, 풀링(몹을 원거리 무기로 유인하는 것)하고, 어느 몹을 먼저 일점사할지 어떤 몹을 메즈(마법사의 양변, 흑마법사의 서큐버스를 이용한 현혹, 도적의 기절 등의 스킬로 몬스터가 일정 시간 전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할 것인지를 결정하며 파티의 맨앞에서 공격을 받아내는 것이 전사가 할 일이다. 모 클래스가 하는 '짜장면 먹으며 플레이'따윈 요원한 일이다. 그림의 떡인 셈이다.

더구나 파티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큰 만큼 실수했을 때의 책임도 더 크다. 와우에서의 파티란 세 다리로 이뤄진 솥이다. 그 다리란 탱커, 딜러, 힐러다. 탱커는 몹의 주의(어그로)를 끌어 최대한 자신에게 공격을 집중시켜 데미지를 주는 클래스들이 마음놓고 몹을 공격할 수 있게 하는 플레이어다. 딜러는 말 그대로 몹의 피를 깎아내는 데미지 딜러이며, 힐러는 전사가 사망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치료마법을 사용하는 클래스를 말한다. 방패, 검, 치료. 세 다리 가운데 하나라도 넘어지면 파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쪽이 아무리 많이 모여도 금방 사망하는 절름발이일 뿐이다. 파티 전멸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탱커인 전사가 어그로를 놓쳐 전사를 공격하던 몹이 천이나 가죽옷을 입은 클래스에게 달려가기 때문이다. 특히 얇은 천옷을 입은 힐러에게 정예몹이 붙을 경우엔 얼마 버티질 못한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 치료기능이 없는 파티의 생존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몹이 다른 파티원들을 돌아보지 못하게 만드는 안정적인 탱킹은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사라는 클래스를 사랑한다. 발컨이라고 같은 파티원들에게 구박을 받아도 어쩔 수가 없다. 진산마님의 공격대 이야기의 영향이 크다만, 아무래도 좋다. 등이 믿음직하잖아.

PS> 물론 곰으로 변신하는 드루이드나 장비를 갖춘 성기사도 탱커의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그것은 저 위의 고수님들이나 레이드 게이머들의 이야기다. 파티의 방패를 지칭한다면 전사 클래스이리라.
PS> 옆의 스샷은 인스턴스 던전 '어둠의 미궁' 보스인 울림 앞에 서 있는 달빛이야기. 커서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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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alvador 2009/09/27 17:36 # 삭제 답글

    마지막 PS에 '어둠의 미궁' 보스인 미궁 앞에 가 아니라 '어둠의 미궁' 보스인 울림 앞에 아닌가요? ㅋㅋ 괜히태클한번걸어보아요
  • lift 2009/09/29 08:46 #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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